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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LIST 2022 : 마음에 기대 선을 긋다 03
2022-08-19 09:26
마리즈 콩데, 이반과 이바나의 경이롭고 슬픈 운명 (2021, 문학동네)
Maryse Condé, The Wondrous and Tragic Life of Ivan and Ivana (2020, WORLD EDI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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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쪽
너희는 쌍둥이잖아. 다시 말해 한 사람이 둘로 갈라져 서로 다른 몸으로 나뉜 거지. 너희를 다른 모든 사람처럼, 보통 사람들처럼 판단해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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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쌍둥이는 거세게 아래쪽으로 끌어당겨지며 수십 주 동안 지내온 따뜻하고 평온한 주거지를 강제로 떠나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27~28쪽
이날 이반과 이바나는 자신들이 이 사회에서 가장 빈곤한 계층에, 사람들이 내키는 대로 욕하는 계층에 속한다는 걸 깨달았다.

44쪽
이 땅에서 행복하려면 어느 정도 눈먼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 걸 우리는 잘 안다.

63쪽
“온종일 널 생각해. 네가 뭘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네 생각을 너무 상상하다보니 그게 곧 내 생각이 되었고, 내가 네가 되고 말았어. 따지고 보면 난 너야.”

81쪽
”언젠가 우린 떠나게 될 거야. 다른 곳으로 가자.”
”어디로 가고 싶은데?” 놀란 얼굴로 그녀가 물었다.
“몰라. 하지만 더 정의롭고 더 인간적인 곳으로 갈 거야.”

222쪽
세상의 추악함이 그의 눈앞에 드러났다. 세상은 두 진영으로 나뉜 듯 보였다. 서구인들과 그들의 가르침을 착실히 따르는 이들의 진영 대 그 나머지 진영.

257쪽
밤 열시경 그는 이바나와 함께 RER를 탔다. 의자에 앉은 남녀들이 피로에 지쳐 잠들어 있었다. 이것이 삶이란 말인가? 그래, 세상을 파괴하고 원하는 대로 다시 만들어야 했다.

277쪽
저는 말리에 살았었어요. 제 누이와 제가 살던 부락에서 우리는 유일한 가톨릭교인이었어요. 그래서 언제나 이방인이고 불안정한 느낌이었지요.

280쪽
그는 2세대니 3세대니 하는 표현은 알지 못했지만 그 의미는 즉각 이해했다. 이 아이들은 그들 조상의 나라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그들은 그 나라를 알지 못했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그들은 스스로 프랑스인이라 생각했고, 에펠탑을 세운 역사를, 혹은 생마르탱 운하를 판 역사를 자랑스러워했다.

291쪽
그는 알았다. 참으로 관대하다고 주장하는 이 나라에, 전 세계 만인의 조국이라는 이 나라에 그를 위한 자리가 없다는 걸. 그가 사라진들 누가 신경이나 쓰겠는가? 아마 이바나는 마음 쓸 것이다. 그러다 마일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이내 위로받을 것이다.

336쪽
삶이란 놀랍지 않은가? 삶은 유머감각을 지녔으나 그 유머에 모두가 웃지는 못한다.

346쪽
그에게 이바나의 슬픈 운명은 우리 모두에게 부는 나쁜 바람과도 같은 세계화의 놀라운 예시였다. 이 시대에는, 잘 알려진 바대로, 우리가 죽는 순간까지 평생 살아갈 고국이라는 개념이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를 영원히 가둬놓는 국경도 더는 존재하지 않고, 한마디로 미리 그려진 삶의 도식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363쪽
“진실은 존재하지 않아요. 그게 우리가 매일같이 확인하는 사실입니다. 우리 변호사들이요. 피고의 진실이 있고, 원고의 진실이 있고, 증인들의 진실이 있고, 우리는 그 모든 진술 사이를 항해하며 중도를 찾아야할 뿐이죠.”
SHORTLIST 2022 : 마음에 기대 선을 긋다 03
SHORTLIST 2022 : 마음에 기대 선을 긋다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