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식 상세보기

새소식

SHORTLIST 2022 : 마음에 기대 선을 긋다 04
2022-09-02 17:34
모신 하미드, 서쪽으로 (2019, 문학수첩)
Mohsin Hamid, Exit West (2017, Riverhead Books)

---
118쪽
이 그룹에서는 모두가 외국인이었고,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누구도 외국인이 아니었다.

-----
55쪽
모두에게, 모든 것에 평화가 찾아와야 했다. 우리는 너무도 취약하므로, 너무도 아름답기에, 그리고 모두가 이런 경험을 한다면 갈등은 치유될 수 있기에.

98쪽.
그 시간에 사이드와 나디아는 도시를 빠져나가는 방법을 알아내는 일에 골몰했다. 육로는 시도하기에 너무 위험해 보였고, 이는 이젠 사람들 대부분이 믿는 것으로 보이는 ‘문’을 통해 나가는 가능성을 알아봐야 한다는 뜻이었다.

105쪽
사이드는 도시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고 어떻게 보면 늘 떠나고 싶었지만, 상상 속에서 그는 그곳을 일시적으로, 잠시만 떠났으며 영영 떠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지금 다가오는 이 잠재적인 떠남은 다시 돌아올 것 같지 않았기에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친지들과 친구들, 지인들이 모두 영원히 흩어진다는 사실이 참으로 슬퍼서 떠남은 그에게 집의 상실처럼, 바로 자기 집의 상실처럼 다가왔다.

106쪽
하지만 두 사람은 각자의 우려가 무엇이든, 기회만 닿는다면 떠난다는 사실을 의심하지는 않았다.

109쪽
본디 그런 것이 아니던가. 이주한다는 것은 본래 두고 온 이들을 살해하는 일이기에.

138쪽
네 벽과 창문과 잠글 수 있는 문이 있는 자기들만의 방을 갖는다는 건 믿을 수 없는 행운처럼 보였다. 나디아는 짐을 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언제라도 떠날 수 있도록 해 두어야 한다는 걸 알았기에 반드시 필요한 것들만 배낭에서 꺼냈다.

150쪽
그동안 사이드와 나디아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머물 것인가, 떠날 것인가.

153쪽
이미 전쟁을 피해 달아난 그들은 다음번에는 어디로 달아나야 할지 몰라, 다른 많은 이들처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176쪽
나디아는 자신과 사이드가 이주함으로써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얼굴들과 건물들은 바뀌었지만 그들이 처한 곤경의 근본적인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181쪽
”난 이해할 수 있어. 네가 여기 살던 사람이라고 상상해 봐. 갑자기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이 온다면?” “우리나라에도 수백만 명이 왔었어. 인접국에서 전쟁이 났을 때.” 사이드가 대답했다. “그건 다르지.

182쪽
"그건 다르지. 우리는 가난했으니까. 우린 잃을 것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183쪽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원히 도망치며 살 수 없다. 사냥감인 동물조차 언젠가는 지쳐서 멈추고 운명을 기다린다. 비록 아주 잠시라 해도.
SHORTLIST 2022 : 마음에 기대 선을 긋다 04
SHORTLIST 2022 : 마음에 기대 선을 긋다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