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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LIST 2022 : 마음에 기대 선을 긋다 05
2022-09-14 13:00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 아메리카나 (2019, 민음사)
Chimamanda Ngozi Adichie, Americanah (2014, Anchor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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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24~25쪽
이페멜루가 잡지로 부채질을 하며 “정말 덥네요.”라고 말했다. 적어도 이 여자들은 그녀에게 “덥다고요? 하지만 당신은 아프리카에서 왔잖아요!”라고 하지 않을 테니까.

1권. 35쪽
아이샤의 말을 들으니 고국에 돌아간다는 그녀의 말이 진심임을 마침내 받아들였을 때 우주 고모가 했던 말 —“저 적응할 수 있겠니?”—이 생각났다. 미국 생활이 그녀를 돌이킬 수 없게 바꿔 놓았을 거라는 암시는 가시처럼 그녀의 살갗에 박혀 계속 자라났다. 부모님도 그녀가 나이지리아에 ‘적응’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1권. 114쪽
이페멜루가 부모님에게 기니카네 가족이 드디어 떠난다고 말하자 아버지는 한숨을 쉬며 “그래도 그 사람들은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으니 운이 좋구나.”라고 말했고 어머니는 “축복받은 사람들이네.”라고 말했다.

1권. 193~194쪽
그녀는 광고에 나오는 삶, 행복으로 가득한 삶을 갈망했다. 거기서는 모든 문제의 찬란한 해결책이 샴푸와 자동차와 포장 식품에 있었다. 그녀의 머릿속에서 그것은 자식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할 가을이 되어야 비로소 보게 될 진짜 미국이 되었다.

1권. 221쪽
“악센트가 예쁘네요. 어디 출신이에요?
”나이지리아요.“
”나이지리아요. 거기 전쟁 중이지 않아요?“
”아닌데요.“
”신분증 좀 볼 수 있을까요?“ 여자가 신분증을 흘끗 보더니 덧붙였다. ”이름을 어떻게 발음한다고요?“
”이페멜루요.“
”네?“

1권. 239쪽
디케가 대학에 가면 ASA에 참석할까, BSU에 참석할까, 남들은 그를 미국계 아프리카인으로 생각할까,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생각할까 궁금했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아니, 어쩌면 되레 남들이 그가 누구인지를 선택해 줄지도 모른다.
*ASA : 아프리카인 학생협회 / BSU : 흑인 학생회

1권. 342쪽
”하지만 얼마나 예쁜지 봐요. 와, 손님, 진짜 백인처럼 찰랑거리는 머리가 됐어요!“
그녀의 머리카락은 위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 늘어져 있었고, 곧고 윤이 났으며, 옆 가르마를 타서 턱께에서 약간 안으로 말려 있었다. 생기가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었고 거의 침통한 기분으로 미용실을 나왔다. 미용사가 평평한 고대로 머리끝을 지질 때 나던 탄내, 죽어서는 안 되는 어떤 성분이 죽어 가는 그 냄새에 상실감을 느꼈다.

2권. 87쪽
알렉사와 다른 손님들, 어쩌면 조지나조차도 누군가가 전쟁으로부터, 또는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는 가난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은 이해했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다는 사실이 가져다주는 억압적인 무기력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은 욕구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SHORTLIST 2022 : 마음에 기대 선을 긋다 05
SHORTLIST 2022 : 마음에 기대 선을 긋다 05